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전원주택에서 살아남기 3

양평 전원주택에서 살아남기-접시꽃

대추나무 옆에 작은 동그란 꽃밭을 만들어서 여러 가지 꽃을 심어 키웠다. 봉숭아도 피고 접시꽃도 한쪽에 피어서 내 키만큼 자랐다. 하얀 꽃이 탐스럽게 피어 올라가고 씨앗도 맺었다. 소나무와 영산홍, 딸기, 한련화가 살고 있는 꽃밭에 또 다른 접시꽃들이 싹을 튀우고 아기 손바닥만큼 자라고 있었다. ‘내가 심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접시꽃 씨앗을 심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동안 황무지 같던 땅에 많은 나무와 꽃을 사거나 얻어서 심어나갔으니 기억력에 한계가 있었나 보다. 그런 나에게 실망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지.’하고 잊어버린다. 잡초에 덮여서 잘 살 수 없을 것 같아 접시꽃 모종을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겼다. 그곳은 수시로 텃밭으로 드나드는 입구에 있어서 살펴보고 키우는데 용이한 곳이..

수필 2020.08.27

양평 전원주택에서 살아남기-버릴 수 없는 욕심 한 가지

다른 날보다 일찍 아침을 먹었다. 밖을 내다보니 꽃밭에 풀들이 두 뼘이상 자란 게 보인다. 주섬주섬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찾아 쓰고 나갔다. 밖에 몇 번 쓰다가 던져 놓은 장갑을 끼고 호미와 풀뽑는 기구를 들고 삐죽히 연산홍 나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풀을 찾아 축대쪽으로 갔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복숭아나무에서 소나무 있는 곳까지만 뽑아줘야지.’했는데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뽑다보니 가시오갈피있는 곳까지 왔다. 허리를 펴고 시계를 보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흘렀다. 목에 두른 수건이 다 젖었다. 남편도 내가 나오자마자 텃밭으로 가서 열심히 수행중이었다. 우리는 풀뽑기를 ‘수행한다’고 한다. ‘이 놈 때문에 아직 어린 연산홍이 잘 크지 않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 잡초는 모두 다 뽑아야 한다. ‘얘는..

수필 202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