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간 남쪽 지방에 물난리가 나서 힘든 사람들이 호소하는 말을 들어보면 애처롭다. 자동차가 물에 잠기고 집안에 물이 들어와서 대피소에서 지낸다. 우리 집에도 장마의 피해를 본 곳이 있다. 주차장 쪽 새로 조성한 꽃밭에 핀 해바라기들이 꺾이고 비에 젖어서 축축해진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다른 피해는 없으니 말이다. 물론 텃밭의 채소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하늘의 일이니 넘어간다. "해바라기 때문에 호박이 잘 안 열리지?" 이웃 할머니가 걱정을 해주시기도 했다. "잘 안 열리면 사다 먹으면 되죠." 남편의 말에 할머니가 할 말을 잃었었다. 해바라기가 처음 한 개씩 싹이 나고 자랄 때는 기대가 컸었다. 정말 해바라기는 쑥쑥 잘 자라서 3미터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송이를 셀 수 없을 만큼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