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보다 일찍 아침을 먹었다. 밖을 내다보니 꽃밭에 풀들이 두 뼘이상 자란 게 보인다. 주섬주섬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찾아 쓰고 나갔다. 밖에 몇 번 쓰다가 던져 놓은 장갑을 끼고 호미와 풀뽑는 기구를 들고 삐죽히 연산홍 나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풀을 찾아 축대쪽으로 갔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복숭아나무에서 소나무 있는 곳까지만 뽑아줘야지.’했는데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뽑다보니 가시오갈피있는 곳까지 왔다. 허리를 펴고 시계를 보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흘렀다. 목에 두른 수건이 다 젖었다. 남편도 내가 나오자마자 텃밭으로 가서 열심히 수행중이었다. 우리는 풀뽑기를 ‘수행한다’고 한다. ‘이 놈 때문에 아직 어린 연산홍이 잘 크지 않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 잡초는 모두 다 뽑아야 한다. ‘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