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건강관리할 일이 많아진다.
더구나 전원생활을 하니
가끔 아산병원같은 종합병원에 간다.
나는 일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하러 가고
남편은 정기적으로 몇 달에 한 번씩 진료를 받고 약처방을 받으러 간다.
오늘도 좀 일찍 길을 나섰다.
아산병원에 갔다와서는
남편 왈
"서울 구경 잘 시켜줬지?"
나는 그냥 크게 몇 번 웃고 만다.
오후에 2층에서 버려야할 문서나 책들을
정리해서 들고 내려오니
남편 왈
"서울 구경 시켜줬더니 펄펄 나네."
시간이 지날 수록 집안에 물건이 쌓여가서 마음 먹고 정리를 시작했었다.
버릴 것을 뽑기하듯 뽑아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싸매고 골라내서 가지고 내려왔던 것이다.
힘든 찰나에 남편이 가볍게 웃겨줘서 나도 가볍게 웃었다.
내가 꽃이 된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