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둔역 광고판에 보면 단풍든 노란 은행잎이 휘날리는 모습이 보인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지만 구둔역은 역시 추억을 다독거리는 작고 아름다운 역이다. 기찻길 옆으로 코스모스가 하늘거려서 기찻길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지게 만든다. 빨간 벽돌담으로 미로를 만들어 그 속으로 들어가면 의자 하나와 나이가 많은 정원수가 한 그루 가운데 있다. 누군가에게 가슴 속에 묻어둔 사연을 고백하고 싶어진다. 그 공간의 이름이 고백의 정원이다. 구둔역은 매곡역과 석불역 사이에 있는 역이다. 이제는 폐역이 되어버린 공간을 잘 가꾸어 간직하고 멈춰서있는 기차도 한 대가 덩그라니 놓여있다. 구둔역의 역할은 이제 일신역이 대신 하고 있다. 기차 옆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시골 학교에 있던 종이 기둥에 매달려 있다. 종을 치면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