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어반스케치 2

평생이라는 말에 대하여

물맑고 공기 좋은 양평으로 이사온 후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바로 ‘쉴 새가 없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에 나가 텃밭과 꽃밭을 살펴보고 강아지 밥과 물도 챙긴다. 잠시 살펴본 후 아침을 먹는다. 쌀쌀한 가을 날엔 따뜻하고 향긋한 메리골드 꽃차 한잔이 좋다. 꽃을 따서 말리고 살짝 덖어서 만든 꽃차다. 처음 양평에 발을 디딘 후 평생학습관을 다닐 때 배운 것이다. 메리골드나 과일을 이용한 식초음료(비니거) 만드는 법도 그때 배웠다. 가끔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요즘 뭐해?’소리를 꼭 듣는다. 당연 시골 사람처럼 마당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행사를 지껄여댄다. “고구마 잎줄기 따서 김치 담궜어.” “며칠 전에 들깨를 베서 말려서 들깨를 털었는데 조금 나왔네.” “배추 모종 심었는데 잘 자라야할텐..

수필 2021.12.08

오래된 냉장고에 시트지 붙이기

양평에 오기 전부터 쓰던 냉장고가 있다. 창고에 놓고 텃밭에서 나는 채소를 넣어두던 것이다. 창고에 두고 있다보니 점점 겉모습이 늙어갔다. 구석구석 녹이 슬고 곰팡이도 생겼다. 채소에서 떨어지는 흙덩이도 흔적이 남아 점점 더 흉해져간다. 모습이 달라진 것을 알게 된 것은 냉장고의 위치가 바뀌면서다. 창고에서 데크로 이동하고 살펴보니 무척 험해보였다. 한달 전 쯤 시트지를 샀다. 냉장고 크기를 생각하여 구입했다. 제일 힘이 들었던 것은 시트지의 문양이다. 어떤 것을 붙여야 자연스러우며 좋을지 고심했다. 눈에 띠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택배로 물건이 배달되어 왔다. 붙이면 어떨지 궁금한 채 시간을 보냈다. 거실 구석에서 자릴만 차지하고 있던 것이다. 바쁜 날 피하고 추운 날 피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 붙였..

이야기 202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