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옆에 작은 동그란 꽃밭을 만들어서 여러 가지 꽃을 심어 키웠다. 봉숭아도 피고 접시꽃도 한쪽에 피어서 내 키만큼 자랐다. 하얀 꽃이 탐스럽게 피어 올라가고 씨앗도 맺었다. 소나무와 영산홍, 딸기, 한련화가 살고 있는 꽃밭에 또 다른 접시꽃들이 싹을 튀우고 아기 손바닥만큼 자라고 있었다. ‘내가 심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접시꽃 씨앗을 심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동안 황무지 같던 땅에 많은 나무와 꽃을 사거나 얻어서 심어나갔으니 기억력에 한계가 있었나 보다. 그런 나에게 실망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지.’하고 잊어버린다. 잡초에 덮여서 잘 살 수 없을 것 같아 접시꽃 모종을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겼다. 그곳은 수시로 텃밭으로 드나드는 입구에 있어서 살펴보고 키우는데 용이한 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