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이파리가 누렇게 변해가면 캐라고 한다. 다른 집들은 캤나 눈치를 보기만 해도 대강 캐야할 때를 안다. 아침에 병원에 갔다오면서 보니 윗집에서 감자를 캐서 그 밭에 늘어놓았다. “오늘 감자 캐야겠네.” “그러게요. 감자 캐러 서울에서 내려왔나봐요.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싹이 나기전에 캐야지요.” 우리는 집에 오자마자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감자를 캐러 나갔다. 알알이 땅속에 박혀있는 하얀 감자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다 캐서 널어놓으니 정말 마음이 뿌듯하다. 작년에 수확한 감자를 잘 보관했다가 씨로 심어도 되긴 하지만 농원에서 파는 감자가 더 잘 큰다는 말에 사서 심었다. 눈이 있는 부분을 잘 보고 두 개 정도로 잘랐다. 재처리를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도 남편은 벽난로에 남겨둔 재에 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