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개의 손으로 감싸야 할 정도로 큰 단호박 두 개를 마당 구석에서 놓아두었더니 밑부분이 얼었다. 얼었다가 녹아서 흐물거린다. 썩은 것은 아니라서 잘 잘라내고 쓰려고 씻었다. 흐물거리는 부분을 잘라냈다. 한 개는 호박죽을 끓였다. 씨가 단단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단호박이 완전히 익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늦게 싹이 나서 자랐고 장마로 인해 잘 크지 못한 것이리라. 맛도 덜 달아서 단호박의 완전한 맛이 안 나지만 버릴 수 없는 마음이다. 끓여놓은 호박죽은 부드러우면서도 웬지 채소의 섬유질이 느껴진다. 호박죽을 어제는 아침 대용으로 먹었다. 호박죽 두 국자에 떠먹는 요구르트, 미강 가루, 볶은 검은콩가루, 통들깨, 잣을 넣고 섞어서 먹었다. 점심때까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또 한 개는 잘라서 봉지에 담아 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