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있는 날, 오전에 부지런히 텃밭에 나갔다. 가뭄에 고구마모종이 여러 개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들은 어느새 밭을 가득 메웠다. ‘있는 거라도 잘 키워야지.’ 두 이랑에 심은 것인데 고구마는 천연덕스럽게 잘 자란다. 고구마 줄기들을 잘라내어 한 곳에 모아보니 산더미다. 본줄기는 자르지 않고 곁가지로 난 것들 중에 세 개 정도 남기고 잘랐기에 무척 많다. 고추도 작년보다 훨씬 잘 안 자란다. 병들어 버린 고추잎을 보면 남편은 속이 상하는가 보다. 이웃에서 고추밭에 풀을 왜 안 뽑느냐니까 포기했다고 말한다. 그 말에 이웃 고수님께서 와서 봐주시고는 “아래 잎이 말렸지만 새 잎을 보면 말리지 않으니 풀 뽑고 고랑에 골을 내서 복합비료 뿌리고 흙으로 덮어요. 포기는 무슨 포기.”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