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달빛 속을 걷다’를 읽고 있는 중이다. 작가는 살아오면서 걷기의 기술을 아는 사람을 한두 사람밖에 못 만났다고 했다. 어슬렁거리며 걷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산책자라고 담담한 필체로 서술했다. 나는 어슬렁거린다는 말의 뜻을 곱씹어보며 작가의 말이 무슨 말일지 의아했다. 요즘 내가 마을길이나 산길을 어슬렁거리듯이 걷고있으니 말이다. 어떤 마을에서는 이 마을에 왜 왔냐며 더 이상 가지 말라는 표정을 지은 사람도 있었다. 가보지 못한 마을을 돌아다니며 내 눈과 마음에 새로운 사진을 담아가려면 어슬렁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진정한 산책자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나는 그냥 어슬렁거릴 뿐이다. 양평에서 나오는 책자에 걷거나 자전거타기 좋은 코스가 소개된 것을 보았다. 그 중에 안 가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