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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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단풍, 당신 자체로 빛이 납니다.

단풍이 이제 빛을 잃어간다. 찬란했던 우아한 빛은 내 사진 속에 남아 있다. 아니, 내 맘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횡성호수길을 갔을 때 보았던 단풍, 용문산 근처 개울가 빨간 단풍, 남한강 강변 입구 은행나무 단풍, 산중옛길 상수리나무 단풍... 우리집 마당, 꽃밭에도 단풍이 들었다. 이제 그 빛은 조금씩 사그라지고 있다. 영산홍 이파리도 붉그레하고 느티나무 이파리는 갈빛이다. 우연히 내 눈길이 가는 단풍이 있었다. 딸기 이파리였다. 아직도 푸른 이파리 속에 빨갛게 단풍든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의외로 예쁘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뻔한 것들이 많다. 아주 작은 풀꽃들이 꽃을 피워 올렸을 때처럼. 작은 풀꽃들에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준 딸기에게 말을 걸어주고 싶다.

이야기 2020.11.25

배추 우거지 오래 저장하는 방법, 우거지 된장국 끓이기, 시레기 말리기

요즘 배추와 무는 일년중 제일 맛있을 때다. 무는 깎두기를 해먹고 배추는 쌈을 싸먹고 우거지를 만들어 된장꾹을 끓여 먹는다. 배추 노란 고갱이로 쌈을 싸먹고 나면 푸른 겉잎들만 남는다. 전에 겉잎들을 삶으니 너무 많아서 나중에 먹으려고 냉동실에 넣어놓았다. 물론 물을 넣어서. 그런데 갑자기 국을 끓여먹으려고 하니 냉동된 우거지를 녹이는데 시간이 걸려 답답했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넣어놓으니 일주일도 못 견디고 변한다. 배추우거지를 오래 저장하려면 배추를 삶은 후 물기를 빼고 마늘과 된장을 넣어서 무친다. 무치기 전에 우거지를 먹기 좋게 잘 잘라 정리해야 한다. 무친 우거지를 비닐 봉지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달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더 오래 두었다가 먹을 예정인 경우는 냉동고에 넣으면 된다. 무청..

이야기 2020.11.25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산중옛길 산적공원 가을 산책, 나에게 주는 언어 처방

여름에 찾았던 세월리 산중옛길을 가을에 가보니 분위기가 새롭다. 갈빛 상수리나무 낙엽이 깔린 길을 바스락 소리 들으며 걸었다. 같은 길도 언제 가느냐, 어떤 마음일 때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한 여름엔 하루살이가 쫓아와서 귀찮기도 한데 겨울이 마중나오려고 기다리는 늦은 가을날에 걸으니 하루살이가 없어서 좋다. 여주로 가는 고속도로 밑에 주차를 했다. 전과 달리 주차장에는 산중옛길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그린 벽화가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또 산중옛길 입구에는 세월리의 새로운 사진이 하나 세워져 있다. 작은 개울물을 건너 계단을 올라가면서 다람쥐가 미처 가져가지 못한 작은 밤톨을 주웠다. 먹을 것도 아니면서 몇 개 줍는 맛에. 같이 산책하는 가족이 있어서 꾸준한 산책이 가능한 것이다. ≪내일 세상을 떠..

카테고리 없음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