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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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양서면 대심리 한여울길 마을 산책

이미화 작가의 책 를 읽고 있다. 작가는 영화에서 얻은 감동을 포인트 레슨하듯이 자신의 삶과 엮어서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 그러니까 작가겠지. ‘런치박스’라는 영화이야기에서 얻어낸 타이틀은 ‘이 열차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이다. 잘못 배달된 런치박스에 얽힌 이야기이다. 그렇듯 나도 오늘은 신원역 근처의 강변공원을 가기로 했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대심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웃집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대심리는 눈이 오면 밖에 나올 수가 없어서 갇힐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외진 곳이고 경치가 아름다운 강변이어서 그럴 거라는 짐작을 했다. 언제 다시 한 번 대심리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부러 무언가를 꾸민 듯 새로운 일이 벌어졌다. 양평읍에서 국수역을 지나서 우측으로 길을 빠져나가니 홈마트..

행복여행 2020.12.19

양평 용문면 행복한 뜰 카페 이태리식당

용문으로 가는 길은 잠깐 한눈을 팔면 횡성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 용문으로 진입하는 길은 또 하나 있어서 괜찮다. 두 번째 진입로로 우회전하면 내가 가려는 곳과 멀어지긴 한다. 회전로터리를 돌아서 좌회전하면 용문산 가는 길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첫 번째 진입로로 우회전해야 한다. 용문가는 전철교각 밑에 주차장이 있는 이태리 식당 카페. 주차를 하고 들어가는 마당에 방부목 벤치가 있다. 식당 안은 손님이 없다. 손님이 없어도 외롭지 않은 주인이다. 좌석은 몇 개 안 되는데 둘레에 여러 가지 장신구와 모자, 머플퍼, 가방을 전시해놓고 팔기 때문이다. 그 물건들과 대화만 나눠도 될 것 같다. 우아한 모자부터 털실로 짠 모자까지 다양해서 한 번씩 써본다. 빨간 크로스 가죽 가방도 예쁘다. 털..

행복여행 2020.12.18

명상의 계절

겨울은 명상의 계절이다. 몸과 마음이 침체의 길로 가는 입구인 듯 하지만 텃밭의 식물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물론 여름 내내 생기있게 자라며 열매를 안겨주던 토마토, 참외, 가지, 오이들의 존재를 잊을 수는 없다. 이랑마다 영광의 시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잘린 고춧대, 마른 옥수수대, 진한 향기로 화려하게 빈 공간을 채워주던 메리골드 꽃까지. 날씨가 추워지니 느티나무의 잎들이 수북히 쌓여간다. 가을을 보내고나니 집안에 벽난로가 바쁜 때가 왔다. 내가 꼼짝않고 집안에서 털실 수세미를 뜨고 벽난로의 따스한 온기를 즐기는 동안에도 겨울 텃밭에는 사라지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것들이 있다. 땅 바닥에 납작 엎드린 시금치가 추위를 견디어 내고 있음을 본다. 비닐도 덮지 않은 곳에서 조금씩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다..

수필 2020.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