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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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땀방울과 근육의 저장, 초석잠 장아찌, 깻잎 장아찌, 고추장아찌

여름에는 키워온 채소를 장아찌로 만들어 둔다. 나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기 위해서다. 냉장고 안에는 깻잎, 풋고추, 초석잠, 오이지, 양파가 들어있다. 모두들 장아찌로 모습을 바꾼 것들이다. 입맛을 개운하게 바꾸고 싶을 때 장아찌를 꺼낸다. 한 번에 여러 종류를 꺼내지 않는다. 그중에 몇 년 된 초석잠 장아찌를 보면 마음이 짠하다. 이웃집 아저씨가 자기 밭에 키워온 것을 한 바구니 갖다준 것이다. 어떻게 먹을지 몰라할 때 장아찌를 담그라고 일러주셨다. 누에고치를 닮은 초석잠을 장아찌로 만들어 놓 후 먹을 때마다 작게 잘라서 놓고 먹는다. 그후 그 아저씨네는 초석잠을 키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아저씨도 작년에 간암으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간장과 식초, 소주, 설탕으로 만든 장아찌가 가끔씩 식탁에 ..

이야기 2020.12.25

[책]나에게 곰같은 시간. 부제 '라곰'으로 살아보세요.

저자 소영 홍익출판 미디어그룹 발행 너무 서두르며 살고 있지 않나요? ‘라곰’으로 살아보세요. 책 표지에 내세운 글이다. 기업 디자이너였던 저자가 만화를 그리며 프리랜서로 전향하였고 힘든 시기에 자신의 삶을 표현한 글이다. LAGOM이란 말은 스웨댄 사람들에겐 삶의 기준, 지침, 방법으로 사용되는 단어란다. 너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균형을 찾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담담히 보여준다. ‘잘’의 기준이라는 목차에서 저자는 자신의 일에 있어서 잘 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있다. 나도 나한테 물어보고 싶다. ‘지난 1년동안 잘 지냈는지.’ 저자의 담담한 자기고백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더구나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4컷 만화가 함께 책 사이사이 꾸미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느끼는 바가 비오는..

디저트 2020.12.23

양평 살이 수기 공모 꼴찌 당선

한달 전쯤 행복한 양평살이 수기 공모에 원고를 보냈다. 안내문을 읽고 쓰긴 했는데 원고지 너댓장이라고 생각하고 썼다. 쓴 글을 원고지로 변환하여 보니 글이 길어서 줄이고 줄여서 엑기스만 썼다. 며칠 전 이메일을 열어보니 당선되었다는 소식이 왔다. 뽑힌 사람들 중에 꼴찌다. 그래도 뽑힌 게 어디냐 기쁘고 감사하다. 청구서 문서에 내용 적어서 보내라며 같이 보내온 이메일에 안내문을 다시 보니 원고지가 아니고 A4 너댓장이었다. ㅠㅠ 그럼 그렇지. 나이탓이겠지. 아마도 다른 글중에 원고지로 변환해본 적이 있어서 원고지에 꽂혔나보다. A4 한장으로 마무리한 수기를 꼴찌로 뽑아준 것만 해도 정말 다행이다. 양평에 살면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행복한 점이 더 많았음을 생각하면서 좋은 경험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받..

이야기 2020.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