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면에 있는 식당으로 가는 길이다. 집에서 가자면 신호등을 거치지 않고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로 간다. 그러자면 군청이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 “우회전.” 나는 삼거리에 다다르자 작게 외쳤다. 내 말대로 우회전을 하여 옥천으로 가는 길로 향했다. 운전할 때 간섭하면 운전하는 사람이 헷갈릴 때도 있어 물어볼 때 외에는 모른 척하는데 오늘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얼마전에 옥천으로 갈 일이 있어서 가다가 군청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안 했다. 가다보니 거리도 멀고 신호등을 거치느라 서로 후회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우회전’하고 외친 후에 남편의 반응은 의외였다. “꼭 필요할 때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똑같이 잊고 똑같이 기억하니 앞으로 우째 사나?” 내가 잊지 않고 ‘우회전’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