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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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소리는 못 들어도 감촉은 예민한 살갗에 처음엔 작고 귀여운 망울 하나 돋더니 어느 날 따뜻한 입김은 가슴을 녹이고 뿌리 언저리에 서성이는 시심을 녹이고 형형색색으로 돌출하는 생각의 창고를 돌아 내 온몸은 망울이 숲을 이루더니 꽃샘 바람도 쉬어가고 사랑하는 그대의 손길도 쉬어가고 겨울 귀퉁이에 숨어서 길고 긴 사설을 젖은 옷가지에 내뱉던 어머니의 마른 기침도 뛰쳐 나온다.

2020.08.05

전원주택에서 살아남기-출근길에서 산책길로

오래전 출근을 할 때 차를 몰고 다닌 적이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출근준비로 바빴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운전대를 잡는다. 물론 얼마 못 가서 출근시각에 맞춰갈지, 출근해서 할 일이라든지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그 때 아무 생각없이 가다보면 어제 갔던 그 길을 똑같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시간에 맞춰 늦지 않게 가야하니 가던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 후로 일찍 길을 나선 날엔 주행 코스를 변경하여 보았다. 익숙치 않는 길이라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조심해서 몰게 된다. 퇴근시간도 마찬가지로 여러 방법의 길로 해서 집에 오곤 했다. 알고 보니 그런 나의 시도가 여러 가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았다. 등산을 할 때도 그 방식이 통한다. 올라갈 때와 내려올..

수필 2020.08.05

다알리아 키우기

봄에 이웃집에서 다알리아 세 뿌리를 주셨다. 작년에 이웃집에서 꽃피운 걸 보았는데 빨강색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보라색 꽃이 핀다. 꽃은 탐스럽게 피었다. 너무 무거워 장마에 부러지기도 했다. 굵은 줄기는 생각보다연약해서 잘 부러진다. 접시꽃이나 해바라기는 질기고 튼튼한데... 가을에 지고 나면 뿌리를 말려서 모래에 담아 창고에 두면 된다. 내년에도 어떤 빛의 꽃을 피울까 기대한다. 알뿌리들은 대체로 화려하고 꽃이 크다. 예전에는 많이 심었던 꽃인데 . 멕시코가 원산지라고 하니 신기하다. 작년에는 칸나를 심었는데 알뿌리가 얼었었다. 올해는 잘 관리해봐야겠다.

이야기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