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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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보리 타작하기 , 보리 낱알의 탄생

봄에 울타리 옆으로 보리를 뿌렸다. 봄날 내내 파랗게 싹이 트고 자라서 울타리에 자라고 있는 영산홍 키만큼 컸다. 초록빛 수벽이 되어 좋았다. 6월이 되니 점점 누렇게 변해갔다. 바람불 때 쓰러져서 묶어주었었는데 어느새 추수할 때가 되다니 놀랍다. 이웃집들도 윗부분만 잘라서 햇빛에 말리고 낱알을 거둬들였단다. 7월 초하루. 보리낱알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그동안 비를 맞기도 해서 어쩌나 했는데 다 말랐다. 자루에 넣고 발로 밟았다. 비틀 듯이 해야 잘 떨어진다. 바닥에 천막천을 깔고 자루에 넣어 밟은 것을 꺼내서 더 비틀어 밟았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낱알들과 까실한 수염들이 마저 떨어진다. 선풍기를 세게 틀어놓고 바람에 날려가며 멀리 날아간 까실한 것들은 쓸어버린다. 물론 그것들은 모아서 거름..

이야기 2021.07.01

서울 남산 둘레길 산책

코로나로 못 만나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동대입구역에서 만나 6번출구로 나갔다. 6번출구앞에 곡선지붕이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남산입구라고 씌여져있어서 올라가보니 동국대로 가는 길이다. 남산입구로 가려면 다시 계단을 내려가야 하니 헛수고했다. 장충단공원안에서 동국대학교 정문이 있는 곳까지 가서 길을 건너면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기대수명이 연장된다고 계단밑에 드문드문 씌여있어 기운을 내서 오른다. 가는 내내 바람이 솔솔 불고 그늘도 있어서 힘들지 않다. 30분쯤 가서 벤치에 앉아 쉬면서 오이를 깎아 먹고 물도 마셨다. 길 가장자리에는 물길이 있어 졸졸거린다. 자갈을 깔아서 예쁘다. 발을 담그고 싶다. 물론 발을 담그고 놀면 안될 것 같다. 왼쪽에 흐르던 물길을 오른 쪽으로 바꾸면서 생..

행복여행 2021.06.29

상추꽃밥 해먹기

상추밥을 자주 해먹다보니 조금 색다른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꽃밥이 생각났다. 별거 아니다. 상추밥을 한 다음에 꽃을 얹어서 같이 비비면 된다. 꽃밭에 올해는 한련을 많이 심었다. 씨가 단단해서 그런지 싹이 나는데 오래 걸렸다. 지금 한창 피어서 예쁘다. 한련화를 따서 식초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살살 씻어 물기를 뺀 후에 얹는다. 꽃을 먹으니 꽃처럼 내 마음이 예뻐지는 것 같다. 아니 편안해진다. 양념장은 간장으로 하니 상추의 오묘한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야기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