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꽃양귀비 6

호미로 시를 쓴다

전원주택에 이사온 첫해에는 풀도 많이 안 생겨 그럭저럭 살만했다. 삼년째 되다보니 풀도 자리를 잡았는지 뽑고 나면 어느 새 씨뿌린 듯 작은 싹들이 빽빽하게 솟아나 있다. 남편은 텃밭, 나는 꽃밭. 이것이 관리구역이었는데 구역을 지키기가 어렵다. 바쁜 일로 서울에 가거나 병원 나들이가 있거나 여행 일정으로 관리 기한을 넘긴 경우다. 텃밭과 꽃밭을 한 바퀴 둘러본 후 각자 자기 구역의 일에 몰두한다. 먼저 끝낸 사람은 다른 구역의 일에 손을 보탠다. 텃밭의 일을 끝내고 온 남편이 내가 풀뽑는 걸 보다가 호미를 들고 거든다. 물론 나도 텃밭으로 건너가 풀뽑는 것뿐아니라 열린 가지 호박 오이를 거둬서 주면 내가 받아오기도 하고 따기도 한다. 보다 못해 나선 것이다. 비온 후엔 더하다. 옥수수 심어 놓은 곳엔 옥..

수필 2022.02.06

남양주시 조안면 물의 정원 산책

우리집 정원에 꽃양귀비가 피고지고 하더니 이젠 씨앗이 맺혀가고 누렇게 변해간다. 물의 정원에서도 양귀비를 많이 볼 수 있다는데 곧 지고말 것 같아 가보고 싶었다. 넓은 곳에서 피고지는 양귀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양평역에서 자동차로 30분정도면 갈 수 있다. 전철로는 양수역을 지나서 운길산역에 내리면 걸어서 10분정도면 도착한다. 나는 자동차를 타고 갔다. 여름날씨같은 날이라 오후에는 덥고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 아침에 출발하여 갔더니 주차장도 널널하여 어려움이 없었다. 더구나 강아지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라서 사람들이 적을 때 다니는게 좋을 것 같았다. 연꽃군락지에는 연잎이 잘 자라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달에는 연꽃이 피기 시작할 것이다. 다리를 건너 물의 정원으로 들어서니 예상대로 꽃양귀비..

행복여행 2020.06.15

꽃양귀비는 알 수 없다

꽃양귀비는 참 알 수 없다. 작년에 피고 지고 그 후 소식이 없더니. 올해 다시 그 자리에 작은 싹들이 옹기종기 올라왔다. 거기뿐이랴. 데크 앞에도, 자갈 길에도, 잔디에도 , 대추나무 밑에도 싹이 트더니 점점 반경이 두 손바닥만해졌다. 심지도 않은 것들이 다시 찾아주니 반갑다. 가냘픈 몸매라서 얼굴도 가냘프고 하루 이틀만에 꽃잎은 날려 떨어지고 만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살펴보면 또 다른 꽃이 올라와선 피어날 준비를 하곤 다음 날 핀다. 강렬한 주홍빛 입술같은 꽃이지만 피기 전의 고개숙인 모습은 할미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양귀비는 작은 모종일 때 옮겨심어야 잘 산다. 큰 놈을 옮기면 몸살을 앓는다. 자칫 시들어 죽기도 한다. 씨앗이 있다면 가을에 뿌려두어야 겨울을 나고 싹이 튼다. 일년초라고 하는 봉..

이야기 2020.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