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행복여행

여주시 금사면 수리실 전원마을 산책

푸른*들 2021. 5. 30. 22:17

전원마을이라는 표지석이 있어서 들어갔다.

보나마나 택지조성해서 만든 마을일거야.”

남편이 단정을 지어서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꾸를 하지 않았다.

5분쯤 들어가니 쉼터가 있는 곳에 주차할 공간이 있었다.

걸어가는 길에 작은 개울이 흘러 잔잔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택지조성한 곳은 별로 없고 자연스런 마을이다. 드문드문 귀농귀촌한 듯한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한적한 마을이다. 개울길 양쪽으로 산밑에 집들이 드문드문 있다.

논에는 모내기를 다 해서 작은 모들이 갸날프게 떨고 있었다. 남은 모를 세 판이나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것을 보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가까이 가니 약간의 소음이 있었다. 도로밑에는 그늘이 져서 시원했다. 가는 길 내내 나무그늘이 없어서 투덜거리려고 했더니 개울가에 늘어선 나무들이 그늘을 선물로 주어서 잠시 쉬면서 물을 마셨다.

 

공장건물도 두 채 만났다. 울타리안에 있는 작은 강아지가 짖으며 달려오더니 우리 개를 보고 반가워한다. 둘이 인터뷰를 하고 올라갔다. 가다가 또 다른 개를 만났는데 서로 좋아하고 1분가량의 인터뷰를 했다. 개들의 인터뷰는 서로 냄새를 맡아보고 입을 대고 꼬리를 살랑살랑 친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악수를 하는 셈인가 싶다.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가 길이 더 이상 없어서 내려왔다. 요즘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큰금계국을 또 만나서 사진 한 장 찍었다. 언제 봐도 예쁘다. 사람도 권태기가 없이 언제 봐도 예쁘면 얼마나 좋을까. 결혼하고 오래 살다가 헤어지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다. 물론 이유야 있겠지만 지속할만한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런 것같은 생각이 든다.

이해인은 봄일기. 입춘에에서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라고 했다. 받기만 하고 해줄 생각을 안 할 때 더욱 큰 불협화음이 일어난다. 나도 때론 내 생각만 한다. 잠시 돌아보면 원위치로 돌아와 생각을 바꾸고 회오리바람속에서 빠져나온다. 천만 다행인 때다.

 

마을 입구에 나와서 표지석을 다시 보니 표지석을 만든 분의 성함이 크게 새겨져 있다.. 대단하

신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