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수필

풍성한 봄맞이를 위하여

푸른*들 2021. 3. 20. 17:09

 

시골에서는 도시에서 살 때와 달리 부지런함의 종류가 다릅니다.

도시생활에서는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부지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시골에서는 또 다른 것이 필요합니다.

 

봄을 즐거운 마음으로 풍성하게 맞이하려면 지난 초겨울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중부지방의 텃밭에는 마늘과 양파를 심고 시금치 씨앗을 뿌려둡니다. 비닐 멀칭을 한 후에 심고 볏짚이나 낙엽을 덮어주면 겨울을 잘 견딘다고 합니다. 비닐을 한 겹 더 덮기도 합니다.

따스해진 요즘에 텃밭에는 마늘과 양파, 시금치가 파릇파릇 자라서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울타리 앞 쪽으로 보리씨앗도 뿌려두었더니 파릇파릇 돋아났습니다.

 

또 한가지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뿌리나눔을 했습니다.

나리꽃, 수선화도 캐서 나누어서 필요한 곳에 심었습니다. 화려한 주홍색을 자랑하는 왕원추리도 나눠서 심었습니다. 새로 조성한 바위들 틈새에 아주가라는 지피식물을 캐서 심고 작약도 나눠서 필요한 곳에 심었습니다. 그 대신 여름 가을에 피는 다알리아 알뿌리는 4월에 심으려고 합니다. 뿌리나눔은 절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심은 곳에는 느티나무 낙엽들을 모아다 덮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작년에 심은 것들이 쏘옥쏘옥 싹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시골생활에, 텃밭이나 꽃밭 가꾸기에 왕초보였던 터라 그렇습니다. 꽃양귀비 씨앗을 뿌려둔 작은 비닐하우스에는 새싹들이 자랐습니다. 조만간 비온 후에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

 

봄아 어서 오너라.’

이런 마음이었는데 어느 새 와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른다며 하지 않거나 있는 그대로 살자며 포기했으면 더 풍성한 봄을 맞이할 수 없었을 것같습니다. 여기 저기 블로그나 동영상을 보며 남편과 같이 배워서 텃밭도 가꾸고 꽃밭도 가꾸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엉성한 마당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잔디보다 먼저 올라온 풀들이 많습니다. 그 풀들을 또 뽑을 것입니다. 근육운동의 한 가지이기도 하니까요. 서울에 살 때보다 건강해진 남편을 봅니다. 저도 건강해졌습니다. 시골 양평에 오길 잘 했습니다. 아직도 시골생활의 부지런함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우리는 진행형입니다.